일군의 영화 촬영팀이 스페인에서 감독과 주연배우, 제작비가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배우는 도무지 나타나지 않고, 제작자금과 필름 역시 소식이 없다. 팽팽한 긴장 상황이 지속되면서, 촬영팀 내에는 갈등과 좌절, 공격성, 이기주의, 무기력이 팽배해간다. 마침내 주연배우와 함께 도착한 감독이 혼란을 정리해보려 하지만 뒤얽힌 문제는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 촬영현장을 배경으로 다양한 욕망의 갈등을 다루며 영화 만들기의 의미를 묻고 있는 영화. 매우 신랄하고 감상적이며 때로 체념적인 정서 속에서 파스빈더 초기의 자기공격성을 가장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으로, <8과 1/2>, <아메리카의 밤>과 더불어 유럽 현대 영화 중 가장 자기반영적인 작품이기도 하다.